우리 모두가 함께 다시 정한 핵심가치

핵심가치가 더 이상 의사결정의 축이 되지 못한다고 느낀 순간,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듣기로 했어요.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로 다시 정한 그래비티랩스의 네 가지 핵심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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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30, 2026
우리 모두가 함께 다시 정한 핵심가치

그래비티랩스의 핵심가치는 벽에 전시하듯 걸어두는 구호가 아니에요. 매일 사람들 틈에서 숨 쉬며, 우리가 일하는 방식 안에서 작동해요.

핵심가치는 매일의 일 속에서는 일하는 방식이 되고, 갈림길에서는 의사결정의 기준이 돼요. 어떻게 일해야 압도적으로 성공하는 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가 함께 내린 답이기도 하고요. 누구와 함께할지 정하는 채용도, 어떻게 일했는지 돌아보는 평가도 모두 여기서 출발해요. 그래서 핵심가치는 조직의 인재 밀도와 문화를 바꿔요. 우리가 핵심가치를 정하는 일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결정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 이유예요.

이 글은 그래비티랩스가 핵심가치를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고 새로 세운 과정, 그리고 지금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예요.

핵심가치가 있기는 했는데

사실 핵심가치가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가치들이 더 이상 우리 의사결정의 축이 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몇몇 가치는 서로 부딪혔고, 구성원들은 그 사이에서 무엇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러워했어요.

이대로 2년 뒤, 3년 뒤에도 일한다면 우리는 정말 압도적인 팀이 되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가치보다 방법을 의심했어요. 가치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거나, 일상에서 꺼내 쓸 장치가 부족한 건 아닐까. 그렇다면 가치를 바꿀 게 아니라 조직 안에서 더 잘 살아나게 할 방법을 찾으면 되니까요. 이걸 확인하려고 먼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C레벨을 제외한 전 구성원이 익명 설문에 한 명도 빠짐없이 답해줬어요. 숫자만 보면 정말 덜 알려진 게 문제 같았어요. 어떤 가치는 열 명 중 아홉이 떠올렸지만, 어떤 가치는 세 명 중 한 명만 기억했거든요. 그런데 티타임에서 한 명씩 마주 앉아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어요.

우리 팀이 함께 꺼내놓은 이야기

설문과 티타임에서 돌아온 이야기는 생각보다 훨씬 길고 진지했어요. 많은 분들이 가치 자체의 문제와 운영의 문제를 스스로 나눠가며 꼼꼼히 이야기해주셨어요.

이야기를 겹쳐 볼수록 이상한 점이 보였어요. 가장 많은 사람이 떠올린 가치조차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고 있었거든요. 누군가에겐 끝까지 방법을 찾는 집요함이었던 말이, 누군가에겐 그저 오래 붙잡고 있는 것으로 읽혔어요. 틀린 사람은 없었어요. 기준이 흐릿하니 각자의 해석이 그 빈자리를 채웠을 뿐이에요.

가치 사이의 우선순위도 모호했어요. 일곱 개가 모두 같은 무게로 나란히 놓여 있다 보니, 둘이 부딪히는 순간 무엇을 먼저 할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졌어요.

아예 작동하지 않는 가치도 있었어요. 각 가치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됐는지, 오히려 방해가 됐는지를 사례와 함께 물었더니, 어떤 가치는 방해가 됐다는 답이 더 많았어요. 가치 자체는 좋은데 실제로는 다르게 쓰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여러 번 나왔고요.

가장 크게 남은 발견은 고객이었어요. 설문에서 고객을 위한 가치가 없다는 의견이 나왔고, 다시 살펴보니 정말 일곱 개 어디에도 고객이 없었어요. 사람들의 건강을 다루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인데 말이에요.

티타임에서도 고객가치를 기준으로 결정한다는 느낌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설문과 티타임, 서로 다른 자리에서 같은 빈자리를 가리키고 있었던 거예요. 새 핵심가치에 무엇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지 분명해지는 순간이었어요.

결론은 처음 예상과 달랐어요. 문제는 가치가 덜 알려진 데 있지 않았어요. 가치 자체가 구성원들의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일곱 개는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방향을 바꿨어요. 가치를 알리는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우리가 꼭 지켰으면 하는 네다섯 가지만 제대로 정해 성공하는 팀을 만들어보기로요.

두 C레벨과 마주 앉은 네 번의 세션

구성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들고, 두 C레벨과 매주 마주 앉아 네 번의 세션을 가졌어요. 쉬운 자리는 아니었어요. 핵심가치를 다시 정한다는 건 마음속에만 있던 생각을 모두 꺼내놓는 일이었으니까요.

정말 회사를 위한 결정은 무엇인지, 우리 조직은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지금 부족한 것과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어려운 순간에 실제로 어떤 결정을 내려왔는지, 어떤 사람을 보며 인재라고 느끼는지까지. 좋은 말로 포장하지 않고, 그동안 내려온 결정과 고민을 있는 그대로 꺼내놓았어요.

같은 가치를 두고 두 사람의 정의가 달랐던 순간도 있었어요. 매주 서로의 생각에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그 간극을 조금씩 좁혀 나갔어요.

덜어내고, 다시 썼어요

다시 쓰면서 모든 가치를 세 가지 질문에 비춰봤어요. 이 가치를 없애면 중요한 순간에 우리는 다른 판단을 하게 될까? 구성원들에게 분명한 의미로 다가가는, 정말 필요한 가치일까? 일상의 회의에서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실제로 꺼내 쓸 수 있을까? 여기에 답하지 못한 가치는 과감히 덜어냈어요. 피드백처럼 선언보다 제도가 더 잘 맞는 건 제도로 옮기고, 비어 있던 고객의 자리는 새로 채웠어요.

초안은 세 번 갈아엎었고, 리드 그룹에 먼저 보여주며 다듬었어요.

마지막으로 타운홀에서 초안을 전사에 공유하고, 미국에 있는 팀과도 따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Q&A에서는 핵심가치를 넘어 우리가 지금 어떻게 일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오갔어요. 다들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의견을 냈어요.

우리가 스스로 던졌던 세 가지 질문을 구성원들에게도 그대로 던지고, 함께 검토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실제 의사결정에 쓰기 어렵거나,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컸던 가치 하나는 과감히 뺐어요. 그렇게 초안의 다섯 가지는 네 가지가 되었어요.

이렇게 모인 의견을 반영해 한 번 더 다듬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핵심가치는 몇 사람이 정해 내려보낸 게 아니에요. 바쁜 와중에도 긴 답을 남겨주고, 타운홀에서 기꺼이 손을 들어준 우리 팀 모두가 함께 정한 핵심가치예요.

우리가 함께 정한 네 가지

네 가지 핵심가치는 저마다 다른 질문에 답하지만, 결국 더 큰 임팩트를 더 빠르게 만들어내기 위해 함께 작동해요.

Speed First.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가장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합니다.

우리는 스타트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 중 하나가 속도라고 믿어요. 더 많은 자본이나 사람으로 경쟁하기는 어렵지만, 더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하고 학습하는 팀이 될 수는 있어요. 중요한 건 개별 업무를 빨리 끝내는 게 아니라,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빨리 배우며 더 빨리 임팩트에 닿는 거예요. 그래서 필요한 고민은 하되, 완벽한 답을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실행하고 검증해요.

Customer Over Team.

회사가 지속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우리의 편의보다 고객가치를 먼저 선택합니다.

회사가 존재하고 성장하는 이유는 결국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믿어요. 그런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과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결정의 순간마다 무엇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만드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요. 우리가 우선하는 건 고객의 요청이 아니라 고객가치예요. 요청 뒤에 있는 문제와 필요를 이해하고, 더 큰 가치를 만들 방법을 찾아요.

Prioritize by Impact.

더 큰 임팩트를 만드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과 리소스를 집중합니다.

우리의 시간과 리소스는 늘 제한되어 있어요. 그래서 주어진 순서대로, 혹은 급해 보이는 일부터 처리하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일 중 무엇이 가장 큰 임팩트를 만드는지를 먼저 생각해요.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그 일이 성공했을 때 만들어낼 변화의 크기예요.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했다면, 그 판단은 실제 시간과 리소스 배분에도 그대로 반영되어야 해요.

Find a Way.

우리는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해낼 수 있다고 믿고,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합니다.

우리가 가려는 길에는 아직 정답이 없어요. 헬스케어라는 큰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과 경험을 만들며 우리만의 길을 개척해야 하니까요. 큰 목표를 진심으로 믿어야 어려움과 제약 앞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게 될까에서 멈추기보다, 어떻게 하면 되게 만들 수 있을지를 물어요. 문제와 제약은 분명하게 말하되, 가능하면 대안과 함께 이야기해요.

물론 일하다 보면 가치끼리 부딪히는 순간이 자주 와요. 완성도를 더 높일지 지금 실행할지, 고객에게 좋은 선택이 큰 비용을 요구할 때처럼요. 이런 순간에 정해진 정답은 없어요. 다만 그럴수록 어떤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서로 이야기해요. 가치를 기준으로 논의하고, 결정하고, 그 순간 어떤 가치를 먼저 둘지도 함께 정해요.

핵심가치를 정하고 난 뒤

핵심가치를 정하고 난 뒤, 팀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졌어요. C레벨 헨리는 노트북 배경화면을 핵심가치로 바꿨고, 요즘은 여기저기서 Find a Way 해주세요, Speed First 렛츠고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요.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HF0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미국 팀이 보내온 사진에도 우리 핵심가치가 딱 붙어 있었어요. 서울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핵심가치가 조금씩 우리 팀의 공용어가 되어가고 있어요.

샌프란시스코 HF0에서 미국 팀이 보내온 사진. 이곳에도 우리 핵심가치가 붙어 있어요.

오늘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핵심가치는 문서에 적혀 있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어요. 이 가치로 대화하고, 회의하고, 결정하고, 서로에게 피드백할 때, 무엇보다 매일의 업무 속에서 실제로 이렇게 일할 때 비로소 그래비티랩스의 일하는 방식이 돼요.

앞으로도 어려운 문제와 중요한 선택의 순간은 수없이 찾아올 거예요. 그때마다 이 가치로 판단하고 실행한다면 우리의 속도도, 팀의 기준도, 우리가 만드는 임팩트의 크기도 계속 달라질 거라고 믿어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 쓰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들고, 사람들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결국 우리가 꿈꾸는 위대한 회사에 닿아 있을 거예요.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아주 멀리 있어요. 하지만 그곳에 닿는 방법은 결국 오늘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시작돼요.

마지막으로, 이 긴 과정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준 우리 팀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그래비티랩스는 이 네 가지 가치로 강한 팀을 만들어갈 동료를 찾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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